지방자치단체 공공데이터 중 교통데이를 활용한 지역 교통 혼잡 분석과 해소 전략
정체는 공간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도시의 혈관은 길이고, 그 흐름은 교통이다.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같은 시간대에 같은 구간을 지나며 겪는 교통 혼잡은 단지 불편을 넘어 도시 생산성과 일상 삶의 질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많은 지방자치단체는 차량의 양을 줄이는 것만이 교통 혼잡 해소의 해법이라 여겼지만, 현실은 더 복잡하다.
교통 문제는 단순히 ‘차량 수’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대, 공간, 경로 선택, 이동 목적’이라는 복합적인 흐름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지자체와 국토교통부가 버스·지하철 승하차 데이터, 교통카드 통행 기록, 정류장별 혼잡도, 노선별 이동 패턴 등을
공공데이터 형태로 개방하고 있으며,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면 교통혼잡의 원인과 집중 시간대를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같은 도로라도 특정 시간대에는 혼잡이 심각하고, 같은 버스 노선이라도 방향에 따라 수요 편차가 극심한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는 ‘운영’이 아니라 ‘분석’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 글에서는 공공교통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역 교통혼잡의 패턴을 진단하고, 정책적이고 실질적인 해소 전략을 설계하는 방법을 다룬다. 교통체증은 우연이 아니라 구조의 결과이며, 그 구조를 수치로 읽을 수 있을 때, 해법은 명확해진다.
지역 교통 분석을 위한 공공교통데이터의 구조와 유형
교통 관련 공공데이터는 국가와 지자체가 다양한 경로로 수집하고 있으며, 그 활용 범위는 단순 위치 정보에서 승객 수요 분석, 정류소 혼잡도, 노선 최적화까지 확장되고 있다.
주요 데이터 출처와 항목은 다음과 같다.
● 국토교통부 / 한국교통안전공단
- 대중교통 통계(버스·지하철 승하차 수, 노선별 수송실적)
- 전국 교통카드 통행 정보
- 도로 교통량 집계 시스템(TMS)
- 교통혼잡 시간대별 분석 데이터
● 공공데이터포털(data.go.kr)
- 정류소별 실시간 승하차 통계
- 노선별 평균 이동 시간
- 정류장 혼잡도 분석 데이터
- 지역별 대중교통 이용률 및 서비스 만족도
● 지자체 열린데이터 플랫폼
- 버스 노선별 노선도 및 수요 분석
- 정류소 간 평균 이동 소요시간
- 심야 시간대 교통 빈도 및 배차 간격
- 환승 동선 및 연계망 데이터(GIS 기반)
예를 들어, 서울시 열린데이터광장에서는 각 정류장별 시간대별 승하차 인원, 정류소 위치, 노선 경유 정보, GPS 기반 도착 시간 예측 등의 데이터를 CSV, API, GeoJSON 등 다양한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또한 수도권 교통카드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출퇴근 시간대의 정류장 혼잡, 특정 환승지의 과밀도, 노선별 피크타임 시간대 및 방향까지 도출할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는 ‘사고 이후 반응’이 아닌 ‘혼잡 이전 예측’과 ‘구간별 밀도 제어’를 가능하게 하는 정량 분석 자산이다.
교통 혼잡 클러스터 분석을 통한 문제 구간 도출 방식
교통혼잡은 지역 전체에서 고르게 발생하지 않는다.
특정 정류소, 특정 노선, 특정 시간대에 수요가 집중되거나 회전이 느린 구간에서 병목현상이 발생한다.
공공교통데이터를 분석하면 이를 ‘혼잡 클러스터’로 구체화할 수 있다.
● 예시 ① 정류소 병목지점
대구시의 한 버스정류장은 평일 오전 7~9시에 1분 평균 승차 인원이 5.6명을 기록하였고,
해당 노선은 평균 정차 시간이 38초였으나 실제 체류 시간은 105초에 달했다.
이는 버스가 정류소에서 교통 흐름을 막고 있는 병목 포인트로 기능하고 있다는 신호다.
● 예시 ② 특정 노선의 비대칭 수요
부산의 302번 노선은 평일 아침 출근방향 승객 수가 하루 평균 1,850명에 달하지만,
귀가 방향은 900명에 불과하다.
이처럼 방향성 수요 격차가 큰 노선은 피크타임 외 시간대에 공차율이 급상승하여 비효율적 자원운영 문제가 발생한다.
● 예시 ③ 환승 과부하 구간
서울시 강남역 환승 정류장은 4개 노선이 동시에 경유하고,
환승률이 평균 38%에 달해 승하차 집중으로 인한 정체 발생이 확인되었다.
해결을 위해 도입된 ‘동선 분리형 플랫폼’은 혼잡도 22% 감소 효과를 낳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 분석 방법 요약
- 시간대별 승하차 인원 + 정차 시간 비교
- 노선 방향별 탑승률 격차 분석
- 환승률·환승 시간 + 공간밀도 병행 분석
- 이용자 유입량 대비 버스·지하철 공급 수 비교
이러한 분석은 ‘언제, 어디에서, 왜 정체가 발생하는가’를 수치로 규명하며, 문제 발생 전 선제적 개입 설계가 가능하게 만든다.
교통데이터 기반 지역 맞춤형 해소 전략 설계
혼잡 클러스터를 분석한 뒤에는, 해당 데이터를 바탕으로 노선 조정, 배차 간격 변경, 인프라 개선, 수요 분산 전략 등을
구체적으로 수립해야 한다.
① 노선별 수요 밀도 기반 배차 재조정
방향성 불균형이 큰 노선은
출근시간대·귀가시간대 배차 간격을 차등 운영하거나,
이용량이 낮은 구간에 대해서는 순환노선 단축형으로 조정할 수 있다.
예: BRT 전용노선을 출근방향으로 오전 집중 배차 → 오후에는 간선 연결노선으로 전환
② 정류소 병목 해소형 인프라 개선
정차 시간이 지나치게 긴 정류소는
- 노선별 승하차 구역 분리
- 이중 플랫폼 도입
- 버스 정차공간 도로 침투형 확장
- 정류소 우회 차선 확보 등을 통해 물리적 체류시간을 줄이고 흐름을 개선할 수 있다.
③ 환승 밀집지역 동선 재설계
환승 수요가 집중되는 지점에는
- 승하차 구간 분산
- 노선 분할 또는 보조노선 신설
- 연계 지하철 입구·출구 구조 변경 등
공간 기반의 혼잡 완화 전략이 적용 가능하다.
④ 이용량 기반 심야 교통 보강
심야 시간대에도 정체가 발생하거나 이용 수요가 많은 정류소는
- 심야 셔틀버스 시범 운행
- 자율주행 마이크로셔틀 도입 시범사업
- 심야 교통안전 인프라 보강 등으로
특정 시간대 교통 격차를 보완할 수 있다.
이처럼 교통 데이터는 단순 참고가 아니라, ‘왜 체증이 발생하는가’를 설명하고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를 설계하는 설계도다.
데이터 기반 시민 교통 리포트 및 참여 기반 확장 전략
공공교통데이터는 행정의 효율성 향상뿐 아니라, 시민과의 소통·공유·참여를 통해 교통문제 해결에 실질적 연결점이 될 수 있다.
① 지역 교통혼잡 리포트 제작 및 공개
분기별 또는 연간 단위로 ‘혼잡 정류장 TOP10’, ‘노선별 평균 정차 시간’, ‘심야 취약노선 분석’ 등을 시각화한
리포트를 제작하여 시민에게 공개하면, 정책의 투명성 및 시민 참여 기반 형성이 가능하다.
② 교통문제 시민 제안 플랫폼 운영
공공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교통 불편 구간 제보, 혼잡 시간대 대안 제안, 노선 개선 요청 등을 온라인 플랫폼에서 운영하고,
그 피드백을 실제 배차 계획이나 정류소 리디자인에 반영하면 공공의 자율 교통 설계 체계가 만들어진다.
③ 생활교통 콘텐츠 제작
교통 데이터를 기반으로 “우리 동네 가장 혼잡한 정류장은?”, “가장 많은 사람이 탑승하는 노선은?”
같은 생활형 카드뉴스 또는 브리핑 콘텐츠를 제작하여 시민의 관심과 인식을 높이는 것도 전략적이다.
④ 교육기관 연계 교통 데이터 해석 프로젝트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중심으로 교통데이터 해석 워크숍, ‘우리 지역 교통 분석 리포트 만들기’ 같은 프로젝트를 운영하면,
공공데이터 활용 교육과 지역문제 분석 능력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다.